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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칠 교수의 일기는 19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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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oreo 작성일 25-05-24 14:05 조회 4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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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칠 교수의 일기는 1993년 〈역사앞에서〉란 제목으로 창비에서 출간되었다. 이 일기는 1945년 11월 29일자 뒤쪽부터 남아있었는데, 그 앞의 일기가 사라진 것으로 보였다. 유물을 보관하고 있던 필자의 아들 김기목(통계학·전 고려대) 교수가 사라진 줄 알았던 일기를 최근 찾아냈다. 1945년 8월 16일에서 11월 29일(앞쪽)까지 들어 있다. 중앙일보는 이 일기를 매주 토요일 원본 이미지를 곁들여 연재한다. 필자의 다른 아들 김기협(역사학) 박사가 필요한 곳에 간략한 설명을 붙인다. ━ 11월 14일 흐리고 밤에 비 뿌리다. [4시 기상] 종일 〈초당〉 번역. 기봉이의 재롱 날로 늘어간다. 벌써 한 달쯤 전부터 낯선 사람을 가리고 장인이 오셨을 때도 처음엔 가까이 가기만 하면 울더니 차츰 낯을 익히고 나선 아무렇지도 않았다. 저와 좋은 사람을 보면 방싯방싯 웃지만 여늬 사람은 아무리 어루어도 무뚝뚝하니 바라볼 뿐이다. 고운 그림을 보면 좋아하는 건 여러 달 전부터다. 이제는 딸랑딸랑 소리나는 장난감을 좋아하건만 알맞은 것이 없다. 울어도 보질하게 우는 일이 없고 헝헝 하고 엉구럭을 일수 잘 피운다. 얼굴도 일부러 찡그리고 우는 척하는 것이 아주 우습다. 그 어머니가 방에 있다 나가는 걸 알면 반드시 찡얼거린다. 그리고 그걸 용하게 안다. 잘 놀다가도 밖에서 어머니 목소리가 들리면 흥흥 하고 보고 싶다는 표시를 한다. 젖을 막 손으로 잡아댕겨다 먹고 젖 먹다가도 치어다보면서 옹알옹알 이야기를 하는 때가 있고 내가 들여다보고 웃으면 저도 젖을 물고 빙그레한다. 밥상을 보면 좋아라고 풀쩍풀쩍 뛰고 그리고 마구 덮치려고 덤빈다. 그릇 모서리를 잡고 끌어댕기면서 제 입도 함께 가져가는 시늉을 한다. 그릇 같은 것 어찌나 꼭 쥐는지 잡은 걸 놓게 하려면 힘든다. 이리해서 밥 먹을 때는 아주 성화다. 밖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리면 귀를 기울이고 눈을 두리번거리면서 소리나는 방향을 찾는다. 일수 잘 알아맞춘다. 뭣을 볼 때는 어찌나 유심히 보는지 그 매롱매롱한 눈이 반짝반짝 빛난다. 제 또래 중에 벌써 이 난 아이가 있건만 아직 이는 보이지 않고 벌써 전부터 잇몸을 자꾸 빠는 것철거가 시작된 서울 노원구 중계본동 백사마을에 저녁 어스름이 깔린다. 15년간 표류했던 재개발 사업으로 황폐화된 마을의 무너진 담벼락과 외벽에는 붉은 페인트로 ‘붕괴 위험’, 공가를 뜻하는 ‘O’ 표시가 가득하다. 하루종일 철거 소음만 가득했던 인적 없는 마을에 가로등 불이 하나둘 켜질 무렵, 어둠 속에서 숨죽이고 있던 불빛이 하나둘 새어 나온다. 간간이 문이 열리고, 말소리가 들린다. 아직도 이곳엔 10여 명의 주민이 살아간다. 21일 서울 노원구 중계본동 '백사마을' 재개발구역의 공가들 사이로 사람들이 오가고 있다. 최주연 기자 14일 백사마을 1통에 위치한 이수미(가명·50)씨 아버지 명의의 건축물. 이씨는 부모님과 오빠와 함께 이곳에 독립 전까지 약 20년 살았다. 노란 기둥에는 아버지의 국립유공자 표식이 붙어있다. 최주연 기자 백사마을은 1967년 서울 도심 정비사업의 일환으로 중계동 산 104번지로 강제 이주된 주민들이 옮겨오면서 처음 형성됐다. 철거민들이 정부가 배급한 천막을 네 가구가 나눠 쓰기 시작해, 이후 싼 집값을 찾아 들어온 이주민들까지 합해 백사마을의 주거인원은 한때 1,200명에 달했다. 도심에서 밀려난 이들의 보금자리가 된 백사마을은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로 가난하지만 정있는 마을의 상징이 됐다. "백사는 애증이에요. 엄마 고생시켜서 미웠고, 이제 빈털터리로 쫓겨나게 되니 또 미워요." 백사마을 사람들에게 어려웠던 그 시절의 기억은 생생하다. 이수미(가명·50)씨는 중학생 시절 학교에서 돌아온 어느날 처참히 무너진 집 앞에서 망치를 들고 웃던 그 얼굴들을 아직도 기억한다. 김미정(가명·60)씨는 좁은 땅을 조금이라도 늘려보려고 고무대야로 흙을 퍼서 개천으로 날랐던 어머니의 뒷모습이 생각나 눈물을 삼켰다. 21일 '백사마을' 8통에서 75년도부터 니트공장을 운영 중인 박귀순씨가 과거 1통 새마을운동추진위원회 출범 당시 사진을 보고 있다. 최주연 기자 14일 '백사마을' 1통에 거주하는 김수민(가명)씨가 본인의 집에서 주변을 둘러보고 있다. 1967년도부터 백사마을에 거주한 김씨는 1995년부터 이곳에서 살며 두 아이를 키웠다. 최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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